최후의 만찬(보우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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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획홍보분과 작성일23-04-11 21:58 조회33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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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 해설 [최후의 만찬]
디에릭 보우츠(Dieric Bouts, 1415-1475), 1464-1468년, 세폭 제단화, 패널에 유채, 183×152,7/71,3㎝, 루벵 성 베드로성당(벨기에).
15세기 수도원 식당에서 펼쳐지는 광경으로,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탁자 너머에는 그리스도가 정면을 바라보며 영성체를 축성하고 있다. 이 거룩한 만찬에 초대받은 이는 바로 예수의 열 두 제자로 그의 왼편에는 앳된 모습의 제자 요한이, 그리고 오른편에는 두 손을 가슴에 얹고 성체를 응시하는 베드로가 있다. 유대인의 전통에 따라 누룩 없는 빵과 양고기를 준비하여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의식을 거행하는 광경으로, 큰 주석 접시에는 양고기와 피 그리고 빵이 있다. 예수님의 머리 뒤에는 그가 바로 십자가의 현현임을 암시하는 십자가가 있다.
(박혜원 소피아)
[의정부주보, 2010년 3월 28일(주님 수난 성지주일)]
명화 속 성서이야기
1464-8년 디르크 바우츠는 루뱅의 성 베드로 교회의 제단화로 [거룩한 성찬식]을 제작하는데, 가운데는 성찬식의 기원이 되는 최후의 만찬이 그려졌고, 이를 둘러싼 좌우상하 패널은 성찬식과 연결되는 구약의 일화를 다루고 있다. 왼쪽 상단은 [아브라함과 멜기세덱의 만남], 왼쪽 하단은 이스라엘의 축제인 [과월절]이, 오른쪽 상단에는 [만나를 주워 모음], 오른쪽 하단에는 [광야의 엘리야]가 있다. 엘리야는 바알의 예언자들을 죽이고, 광야로 피신을 간다. 싸리나무 아래서 죽기를 간청하며 잠이 든 엘리야에게 천사가 나타나 뜨겁게 달군 돌에 구운 빵과 물 한 병을 머리맡에 놓아준다. 음식을 먹고 다시 잠든 엘리야를 천사가 흔들어 깨우며 갈 길이 멀다며 길을 재촉한다. 천사의 음식으로 힘을 얻은 엘리야는 사십 일을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른다. 보우츠의 작품에는 근경에 천사가 엘리야를 깨우는 장면과 화면 오른쪽 원경에 다시 길을 떠나는 엘리야가 함께 그려졌다. 팔을 베고 자는 엘리야의 머리맡, 싸리나무 아래에는 작은 물잔과 그 위에 빵이 있다. 천사가 가지고 온 빵과 물 잔(혹은 물병)은 곧 성찬식의 빵과 포도주를 상징한다.
이처럼 엘리야의 빵은 예수 시대의 최후의 만찬과 그리고 성찬식으로 연결된다. 한편 루벤스는 천사가 직접 빵과 잔을 전해주는 장면을 웅장하고 활달하게 표현하였다. 특히 루벤스는 엘리야를 가슴에 털이 많고, 또 털가죽 옷을 걸친 것으로 그리고 있는데, 이는 성서에서 그를 털이 많다고 묘사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또 구약의 예언자들이 흔히 털가죽 옷을 입었음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정은진(문학박사, 서양미술사)
[네이버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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