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받는 그리스도(플란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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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획홍보분과 작성일23-02-28 19:09 조회25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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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미술 산책 [유혹 받는 그리스도]
후안 데 플란데스(Juan de Flandes, 1465-1519년), 1500년경, 목판에 유채, 21×16㎝,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미국).
네덜란드 화가 플란데스는 스페인에서 활동한 화가로, 플랑드르 지방의 평화로운 풍경을 배경으로 프란치스코회 수도복을 입은 수사의 모습으로 나타난 악마의 모습을 상상하여 그리고 있다. 악마는 머리에 두 개의 뿔을 달고 불길하게 기다란 매부리코에 발은 물갈퀴 모습으로 오른손에는 묵주를 왼손에는 바위를 들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예수님께 다가간다. 검푸른 옷을 입은 예수님께서는 손을 들어 악마의 유혹에 대응하고 있는데, 그가 악마임을 감지한 예수님께서는 악마의 접근에 침착하게 대응하신다. 그의 모습은 후덕하니 인간미가 넘친다. 이같이 악마는 선한 모습과 달콤한 말로 위장하고 다가와 유혹한다. 후경의 절벽에는 악마가 예수님께 세상의 모든 나라와 영광을 보여주며 “당신이 땅에 엎드려 나에게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하고 유혹하는 장면이 작게 그려져 있다. 플란데스는 땅의 작은 들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그리는 플랑드르 화가 특유의 세부에 대한 상세한 묘사를 하고 있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평범한 일상 속에 은닉해있는 진실된 모습을 꿰뚫어볼 수 있는 지혜와 예리함을 겸비해야 하는 절실함을 일러주고 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시어,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분께서는 사십 일을 밤낮으로 단식하신 뒤라 시장하셨다. 그런데 유혹자가 그분께 다가와,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들에게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1-4) (작품해설: 박혜원 소피아) [청주주보, 2011년 3월 13일(사순 제1주일)]
말씀이 있는 그림 [악에서 구하소서]
인적이 드물어 보이는 야산 바위 위에 앉은 예수님께서는 수도복을 입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계신다. 플랑드르 지방 출신의 화가로서 스페인 왕가의 궁정에서 활동한 후앙 데 플랑드르가 그린 예수님이 광야에서 유혹받는 장면이다. 황량한 광야에서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밤낮으로 단식하시고, 악마에게 세 번의 유혹을 받으셨다. 이 그림에는 예수님이 광야에서 악마에게 받는 세 가지 유혹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지만, 그 가운데 첫 번째 유혹을 대주제로 선택했다. 화가는 광야의 모습을 건조한 모래사막이 아니라, 단지 인적이 드문 숲이나 험한 산으로, 도시가 희미하게 보이지만 그곳과 멀리 떨어져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험한 돌로 가득한 장소로 묘사하고 있다.
예수님 앞에 수도복을 입은 악마는 오른손으로 허리에 찬 묵주를 만지며 자신을 가장한 채, 예수님께 왼손에 든 커다란 돌을 빵 덩어리로 변화시키도록 유혹한다. 악마는 예수님께서 단식기도를 한 후 육체적으로 쇠약해짐을 이용하여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일으킬만한 질문을 던진다. 악마는 허기를 달래기 위해 예수님의 신적인 힘을 이용하여 먹을 것을 얻도록 간교를 피운다. 악마는 신성한 수도복을 입고 있으나, 그의 머리 위에 솟은 두 뿔과 발에 살짝 보이는 물갈퀴는 악마의 정체를 드러낸 것이다. 여기에 표현된 악마 형상처럼, ‘예수님의 유혹’ 장면에서 예수님은 분명한 기준에 따라 재현되었지만, 사탄은 갖가지 공상이 허용된 형상으로 나타났다. 사탄의 모습은 이 그림처럼, 실제 인간의 모습에 부분적으로 머리에 뿔이나, 몸에 꼬리를 달거나, 갈퀴가 난 발을 덧붙여 표현했다.
악마는 예수님의 권능으로 배고픈 배를 채울 수 있는 먹을 것으로 바꾸어 보라고 유혹하고 있으나, 예수님은 단호하게 손을 내저으며 악마를 외면한다. 이미 예수님은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거짓된 선으로 자신을 유혹하는 악마의 마음을 꿰뚫고 있는 눈치다. 화가는 예수님과 악마의 대조적인 마음을 각각 그들이 딛고 있는 푸른 풀밭과 거친 땅으로 극명하게 구분 짓고 있다.
그림 왼쪽 위에는 악마의 또 다른 유혹이 그려졌다. 매우 높은 산에 두 사람이 서 있다. 악마가 예수님을 산 위로 이끌고 올라가 세상의 화려함과 영광을 내려다보게 한다. 이 모든 권세와 영예를 주겠으니 자신(악마)을 공경하라고 한다. 그러나 예수님의 첫 자리는 하느님이심을 명백히 밝히신다. 그림 오른쪽 위에는 거룩한 성전 꼭대기에 예수님과 악마가 서 있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악마는 예수께서 이토록 높은 성전 꼭대기에서 떨어지고도 다치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환호할 것이라고 유혹한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시험하지 말라고 악마에게 경고하신다.
우리는 생활에서 작게는 물질적인 유혹부터 세상의 권력과 영광에 대한 유혹, 신앙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유혹을 이기는 방법은 말씀 안에서 기도하는 것일 것이다.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인천주보, 2016년 2월 14일(사순 제1주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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