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소감문] 주님을 부르던 날 <정소희 유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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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획홍보분과 작성일23-07-01 16:49 조회1,23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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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부르던 날
첫영성체를 위한 부모 모임 첫 시간. 몸은 성당에 와 있지만 흔쾌히 수락한 작은 아이와는 달리 세례와 첫영성체를 하고 싶지 않다는 큰아이의 말이 마음을 어지럽힌다. 아이들이 성당에 다니면 남편도 함께 다니겠다는 말에 크게 기뻐하던 참이었다. 기대와 걱정이 엇갈리던 복잡한 마음을 다잡고 장 리디아 수녀님의 어린 시절 첫영성체의 추억을 들었다. 수녀님의 진솔하고 아이들을 위한 사랑이 강하게, 전해져서였을까?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며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벅찬 감동이 밀려들었다. ‘주님, 부족하지만 저와 사랑하는 아이들과 남편을 함께 불러 주시옵소서!’ 뜨겁고 간절한 화살기도가 마음 깊은 곳에서 새어 나왔다. 집에 돌아와 큰아이에게 성당에서 느꼈던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니 기적처럼 돌아서지 않을 것만 같았던 아이가 교리에 참석하겠다고 마음을 돌렸다. 신기함과 감사한 마음도 잠시. 이성적인 큰아이는 처음 교리 수업을 다녀오더니, 도저히 교리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순간 아이의 반응에 당황했지만 “경험해보지 않았는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지. 처음에는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 엄마도 그랬단다.”라고 이야기하며 아이를 달랬다. “시작했으니 조금 더 다녀보자.”고 설득했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아 못 받아들이겠다던 큰아이는 교리를 참석하면서 변화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아이들을 정성을 다해 사랑해주시는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선생님들, 친구들을 만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조금씩 받아들였다. 첫영성체 기간 중 미션으로 억지로 참석했던 새벽미사도 아이는 언젠가부터 먼저 일어나 빨리 가고 싶다고 설렜다. 첫영성체 후에는 복사도 하고 싶다고 해서 예비 복사 수련도 준비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가정은 신부님과 수녀님의 도움으로 아이들 세례식 날 관면 혼배 하고, 냉담하셨던 친정 부모님께서도 손주들이 은총 받는 모습을 보시고 견진성사를 받으시겠다고 하셨다. 아이들과 함께 첫영성체 기간을 거치면서 모든 일은 내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늘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계획대로 되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니었음을 당신의 은총으로 보여 주신다. 대치2동 성당의 첫영성체 준비기간 동안 신부님과 수녀님, 선생님들, 옆에서 챙겨 주시는 어머니들 그리고 새벽미사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어르신들의 진심 어린 응원과 격려 이 모든 것들이 정말 감동 그 자체였고 감사했다.
- 정소희 유스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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